한국영화

[명작 추천 영화] 박하사탕(Peppermint Candy)

나는 영화인 2024. 4. 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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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개봉: 2000. 1. 1.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30분
감독: 이창동
주연: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 김영호, 영호의 첫사랑 윤순임, 이혼한 아내 양홍자 등이며 그 외 시대상을 반영하는 주변 인물들이 등장한다.

순수했던 청년 김영호 5.18 민주화운동 때 진압군으로 동원되었다가 실수로 여고생을 쏴 죽인 뒤 경찰이 되어 타락해가고 결국은 1997년 외환 위기로 몰락하여 달려오는 열차에 뛰어들며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역순으로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이 개인의 삶에 끼친 영향을 내용으로 어느 정도는 공감과 연민을 느낄 수 있다. 박하사탕과 주인공이 몸을 던지는 곳인 철도가 스토리마다 항상 등장한다. 특이한 것은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기차가 움직이며 과거로 간다.

챕터(Chapter)가 7개로 구성
되어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영화의 배경은 영호가 순임을 좋아하게 된 1979년부터 영호가 자살하는 1999년까지 20년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 전개 방식상 맨 처음 챕터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며 맨 마지막 장면은 이야기의 시작 부분이다.

챕터1 (야유회)1999년 봄. 김영호는 가리봉 봉우회의 야유회 장소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20년 전 첫사랑이었던 윤순임과 함께 소풍을 왔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은 무정하게도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영호는 춤판을 벌이는 곳으로 걸어가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하지만, 그의 눈은 갈 곳을 잃고 초점 없이 춤을 춘다. 영호는 자신을 알아보는 동창생들을 보고 "그래도 날 기억하네.."라고 혼잣말하듯 말한다. 동창회를 주최한 인물로 보이는 사람이 영호에게 연락이 안 됐다는 말을 계속 늘어놓고 이에 지친 듯한 영호는 괜찮다며 소리를 지르지만 이내 분위기가 싸해지고 만다. 이를 만회하겠다는 듯 영호는 노래 하나 한다며 나 어떡해를 부르지만, 절규에 가까운 노랫소리에 친구들은 좋지 않은 시선으로 영호를 바라보고, 이내 마이크를 빼앗기고 만다. 노래는 김정애의 '닐리리 맘보'로 바뀌고, 영호는 절규하다가도 이내 노래에 맞춰 난동에 가까운 춤을 춘다, 이내 영호는 강으로 달려들고,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면서 절규하다가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어느새 철로 위에 올라선다. 영호의 옛 친구들은 한 명 빼고는 진짜로 영호가 자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춤판을 벌인다. 영호는 철로에서 알지 못할 말을 외치며 소리를 지르다 열차가 다가오자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며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맡긴다. 영호의 절규는 기적 소리를 뚫고, 영화는 1999년 오늘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챕터2 (사진기)영호가 철로 위에 서기 사흘 전. 40살 중년 영호IMF 사태로 인해 집도 재산도 모든 것을 잃었다. 비가 사무치게 오는 어느 봄날 영호는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자동차를 타고 운전을 하면서 정처없이 떠도는 도중 라디오로 사흘 뒤 가리봉 봉우회의 야유회가 있을 거라는 방송을 듣다 이내 꺼 버린다. 절망한 영호는 어렵사리 구한 권총 한 정으로 자살하려 했으나 총이 불발되어 자살하지 못한다. 이후 영호는 차 하나를 쫓아가 총을 겨누며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쏘려 하지만, 총알은 그를 맞히지 못하고 창문을 뚫고 지나간다. 영호는 도망치고 차에선 총에 맞을 뻔한 사람이 도망치듯 나온다. 그 시각 영호의 차에는 불법주차 딱지가 붙어 있었고 영호는 딱지를 떼내려다 경찰과 마주친다. 영호는 처음엔 자기 차라고 하다가도 자기 차가 아니라고 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다 경찰관이 방심할 때 차를 버리고 도망친다. 이후 그는 이혼한 아내 양홍자의 집을 겨우 찾아가지만 싸늘하게 문전박대당한다. 그리고 그날 밤 한밤 중에 자신의 거처에서 영호는 문 열쇠를 찾지 못해 애를 쓰다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사내가 문을 여는 걸 도와준다. 영호는 그 사내를 자신의 거처에 머무르게 하다 이내 태도를 바꾸며 총을 겨눈다. 영호는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총을 샀다고 자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들 중 누구를 죽일지 말하며 절규한다. 그러다 사내는 자신을 윤순임의 남편이라고 밝히고 영호는 "윤순임이 누군데?"라며 묻는다. 영호는 기억이 난 듯 그를 따라 순임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순임은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영호를 알아볼 수 없었다. 영호는 병원에 오기 전에 시장에서 사온 박하사탕이 담긴 유리병을 보여주면서 '예전에 군대 있을 때 당신이 보내줬던 박하사탕들을 지금까지 모아놨다'고 말한다. 순임의 눈에선 눈물 한 방울이 나오고, 순임의 남편은 영호에게 순임이 남긴 추억의 카메라를 주는데, 영호는 곧장 상가로 가서 그 카메라를 고작 단돈 4만원에 팔아버린다. 영호는 이내 다리를 절다 필름이 들어 있다는 상인의 말에 사진기에서 필름만 돌려받고, 영호는 이 필름을 가로등 빛에 노출시켜 다시는 볼 수 없게 해버리고는 끝내 오열하고 만다. 영호의 뒷편에는 기차가 지나간다.

챕터3 (삶은 아름답다)1994년 여름. 35살의 가구점 사장 영호는 심부름 센터를 시켜 아내 양홍자를 감시하다가 홍자가 자신의 운전 교습강사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 되고 홍자와 교습강사에게 폭력을 가한다. 그가 떠나자 영호는 태도가 급변하여 양홍자를 살갑게 대한다. 그 이후 본인도 가구점 직원 미스 리와 카섹스를 하며 바람을 피운다. 그 차의 창문엔 기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비친다. 이후 영호는 미스 리와 고깃집에서 밥을 먹다가 어린 아이를 상대로 개처럼 '으르렁' 거리면서 장난을 치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는 영호에게 애가 아직 철이 못 들었다면서 사과하다가 서로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아이의 아버지는 불편한 관계였던 듯이 몹시 어색해한다. 이후 함께 있던 미스 리가 누구냐고 묻자 영호는 대답없이 그냥 웃으며 다시 개처럼 '으르렁' 거린다. 잠시후 그 둘은 고깃집 화장실에서 다시 만나는데, 영호는 그 남자에게 "삶은 아름답다... 그렇죠?"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이후 집들이를 하던 날, 홍자의 기도가 장황하게 이어질 때 이를 견디지 못한 영호는 밖으로 뛰쳐 나간다. 그 안의 모든 것들로부터 1994년 어느 여름의 일.

챕터4 (고백)1987년 봄.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어느 봄날, 프로 형사 영호는 권태기가 찾아와 만삭의 임산부 홍자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 해 4월. 영호는 목욕탕에서 우연히 운동권 수배자의 지인인 운동권 학생을 발견, 폭행과 물고문을 해 수배자가 숨어사는 곳을 알아낸다. 이 고문당한 남자가 바로 챕터3에서 만났던 그 애아빠. '삶은 아름답다'는 말은 바로 그 남자의 일기에 쓰인 글이었다. 영호는 동료 형사들과 함께 수배자를 잡기 위해 잠복근무차 군산에 출장을 갔는데, 첫사랑 순임이 군산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영호는 감상에 젖는다. 잠복수사가 길어지자 형사들은 전날 물고문을 하며 밤을 샌 영호에게 여관 같은 곳에서 자라고 권한다. 그렇게 군산을 돌아다니던 영호는 카페 여종업원 경아를 만나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허름한 옥탑방에서 경아의 품에 안긴 영호는 첫사랑 순임을 목놓아 부르며 울음을 터뜨린다. 다음날 아침 넋이 나간 영호는 자기가 찾던 수배자를 길가에서 보고도 못 알아보고 걷다가, 동료 형사들이 수배자를 알아보고는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연행한다. 경아는 항구에서 영호를 찾는 듯이 서서 기다린다.

챕터5 (기도)1984년 가을. 영호는 아직 서툰 신참내기 형사였고 식당에서 일하는 홍자는 그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랬던 영호가 선배 형사들의 과격한 모습과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폭력성에 의해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영호는 선배 형사들의 고문을 이어받고, 영호는 고문당하는 이에게 빨리 자수하라며 살갑게 말하지만, 그가 말을 하지 않자 태도가 돌변하여 그를 고문하기 시작하고, 결국 혼수 상태에 빠뜨려 지린 똥으로 자신의 손에 범벅이 되고 만다. 때마침 순임이 영호를 찾아오는데, 순임은 영호의 손을 보고 착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는데, 영호는 그 '착한 손'으로 보란듯이 옆에 있던 홍자를 성추행하며 자기 자신의 순수함을 부인하듯이 순임을 거부한다. 순임은 그에게 실망한 듯 눈물을 흘리며 영호가 예전에 사진을 찍고 싶어 했었다는 걸 기억하고 사진기를 선물하지만 영호는 순임이 기차를 타고 떠나는 순간 순임에게 사진기를 떠맡긴다. 이 사진기가 챕터 2에서 순임의 남편이 영호에게 준 사진기. 그 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료 형사들과 회식을 하게 되는데 영호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식당 밖에서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다. 이때 자전거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간다. 자전거를 타며 빙빙 돌던 도중 영호는 자전거를 몰고 그대로 식당 안으로 들어가다 넘어지고,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서 비롯된 죄책감으로 인해 한계까지 다다른 스트레스가 폭발해 이내 홍자의 식당에서 온갖 행패를 부리고는, 결국 자신을 짝사랑해오던 홍자를 택하게 된다. 순임을 만난지 정확히 5년째 되는 해였다.

챕터6 (면회)1980년 5월. 순임은 전방 보병사단 부대의 신병 영호를 보러 면회를 오지만 계엄령이 내려진 탓에 면회를 할 수 없었다. 때마침 부대 전체가 긴급 출동하게 되는데, 영호가 정신없이 군장을 챙기다가 (순임이 보내줘서 영호가 모아놨다는) 그 박하사탕 유리병이 떨어지면서 박하사탕이 사방에 흩어진다. 영호는 군용 트럭에 탑승하고 가다가 헛걸음치고 돌아가는 순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영호는 부대가 한밤중에 광주로 도착한 직후 임무 수행 도중 누가 쐈는지도 모를 오발탄을 군화 쪽에 맞아 부대원들보다 뒤쳐져 혼자 남게 되었다가 광주역 주변 어둠 속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순임으로 착각한다. 영호는 집으로 보내달라는 애원하는 여고생에게 다른 군인들이 보기 전에 빨리 도망가라고 재촉한다. 그런데 영호를 치료하기 위해 동료 군인들이 오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영호는 급박한 상황에서 의심도 피하고 재촉도 할 겸 조준도 안 하고 M16 소총 한두발 정도를 쐈는데, 하필이면 대충 쏜 그 총알이 여고생을 정확하게 맞춰서 결국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만다. 영호는 현실을 부정하며 울먹이면서 "일어나..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독백하다 결국 오열하고 만다. 우리 모두에게 잔인했던 1980년 5월 어느 날이었다.

챕터7 (소풍)1979년 가을. 구로공단의 야학에 다니는 갓 20살의 영호와 순임은 친구들과 함께 계곡으로 소풍을 나왔다. 영호는 꽃을 바라보면서 순임에게 자기는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순임은 자기가 박하사탕 공장에서 일한다고 밝힌다. 둘은 서로 좋아하기 시작하고 순수한 행복감에 젖어 있다. 눈부신 햇살 아래서 영호는 순임이 건네준 박하사탕 하나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고 말한다. 이후 영호와 친구들은 나 어떡해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영호는 강 주변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있다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79년 어느날. 이렇게 영화는 마지막에 와서 다시 시작한다.

영호가 철도에 뛰어들며 외친 "나 다시 돌아갈래!!!"는 불후의 명대사로 꼽힌다. 또한 목욕탕에서 남성의 음모 및 성기 노출신이 있는데 성적인 코드와 관계가 없고 목욕탕 장면에서 자연스러운 연출에 의한 것으로 큰 논란은 되지 않았다. 또 바람피우다가 걸린 아내 홍자가 갑자기 들이닥친 영호를 보고 겁에 질려 도망칠 때 전신 누드 상태이지만 잘 보면 공사 처리가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창동은 원래 소설가이기에 연출을 맡은 작품인 박하사탕이나 시, 밀양, 버닝 등의 영화는 내용에 수많은 상징들이 있다. 박하사탕의 경우 이러한 상징을 분석한 책이 있을 정도다.

YB와 조PD는 이 영화를 본 후 감명을 받아 동명의 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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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이 영화를 생각하면 순수한 마음, 첫사랑, 한국의 현대사, 5.18 민주화운동 그리고 IMF, 경찰, 사업가, 가정붕괴, 일탈, 자살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대부분 부정적인 단어들이다.

주인공이 왜 자살하게 되었는지 역순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명대사를 들으며 거꾸러 가는 기차에 함께 몸을 싣는다.

이 영화도 3~4번은 다시 본 거 같다. 이런 영화는 한번으로 모든 것을 느끼기 어렵다.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생기고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느껴진다.

이 영화는 크게 3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첫째, 한 청년의  순수함이다. 나도 순수하고 순진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때가 많이 묻고 순수함과 순진함 모두 많이 잃은 거 같다. 설경구가 20살 때 문소리를 소풍에서 만나서 나누는 대화와 그 미소, 설레임은 온전한 순수함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나는 요즘 순수했던 어린시절부터 기억과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 누구나 한번쯤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돌아가보자.

둘째,  첫사랑과 사랑이다. 첫사랑과 사랑은 첫 음절부터 다르듯이 확연히 다르다. 첫사랑은 하나밖에 없는 것이고 사랑은 여러 개가 있을 수도 있다. 첫사랑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남아있다. 세월이 지나면 그 사실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 감정은 형용할 수 없는 것, 그대로 남아있다. 설경구와 문소리의 첫사랑은 박하사탕을 주고 받으며 시작한다. 박하사탕이라는 흰 색의 느낌과 첫사랑의 순결한 느낌이 통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맞다. 영화에서도 여러 번 사랑이 이루어질 기회가 찾아오지만 타의적, 자의적으로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셋째, 이혼과 자살이다. 설경구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랑 결혼한다. 군대시절의 실수에 의한 살인의 충격 그리고 경찰생활 속 고문하는 자신과의 괴리, 여러 부정적인 것들이 인생을 아무렇게 살도록 소용돌이로 빠지게 만든다.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아내도 바람을 피고 본인도 바람을 핀다. 딸은 어떻게 되었을까...모든 것이 끝나버린 것이다. 설경구는 더 이상 기댈곳도 버틸곳도 없다. 인생이 끝이 나버리고 마지막 선택은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은 본인 스스로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은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주변 환경은 사건, 사고이든 사람이나 조건이 되든 큰 영향을 받는다. 가장 가까운 환경요소인 가정을 잘 유지해야한다.

한 남자의 인생을 보며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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